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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기억

by 베로니카문 2024. 1. 16.

젊은 시절, 그렇게도 총명하시던 우리 어머니...

그러나 지금은, 오늘 점심 때 무엇을 드셨는지, 누가 밥상을 차렸는지도 모르신다.

무엇이 우리 어머니의 기억을 빼앗아 갔을까?

너무 야속할 뿐이다.

 

며칠 전, 어머니와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동태가 있어서 한 마리 샀다.

어머니께서는 여기저기 유심히 보시더니, 바지락을 하나 집어 드시며, "동태탕에는 바지락을 넣어야 국물이 시원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동태 샀던 것을 잊어버리셨다.

 

꽃다운 서른아홉, 한창 크고 있는 오남매를 남겨두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을 때도 오로지 정직과 성실함과 믿음의 끈으로 버텨내신 분이다.

어려운 시절,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키우진 못했지만, 나름 최선을

다 하셨고, 최고의 선물인 신앙을 심어 주셨다.

 

이제 우리는 어머니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어머니의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할 것 같다.

 

지금 어머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도 아니요, 화려한 의복도 아니요, 함께하는 시간이다.

우리와 함께 할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나,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음식을 먹고, 함께 나들이하며

어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우리 곁에 계셔주시면 좋겠다.

어머니! 사랑합니다!!